동전집.
이름만 들어도 왠지 대박집일 것 같은 느낌이다.
요즘은 이런 느낌으로 일부러
레트로 감성을 내기도 하니
직접 방문해 보기 전에는 어떨지 모른다.
사실 동전집이 백년가게인 줄은 모르고
방문하였다.
백년가게라면 몇 군데 방문해 본 기억이 있다.
아직까지 엄청난 맛집이라고 느낀 곳은 없었지만
모두 준수한 맛과
그 가게에서만 느낄 수 있는 나름의 시그니처
메뉴를 가지고 있었다.
동전집에 도착하여
이곳이 백년가게에 선정된 곳인 것을 보고
꽤 맛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되었다.
50년 전통의 돼지 김치구이.
50년 전에도 이런 메뉴가 있었다니
매우 놀랍다.
사실 김치와 돼지고기 조합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조합인데
이제 한식 메뉴에 있어서
일종의 클래식의 단계로 가고 있는
조합이 아닐까 한다.
창원맛집이라는 브랜드는
이번에 처음 보았는데
창원시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창원맛집으로 선정된 곳의 목록을
모두 볼 수 있다.
초창기 가게를 열었을 때
진해 해군들의 단골집으로
당시 노란월급봉투에 있는 동전으로
식대를 계산할 수 있을 정도로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하여
동전집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소개되어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선정한
백년가게 배너도 있다.
개인적으로 이 배너를 보면
어쨌든 뭔가 하나는 건질 수 있는 식당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가는 편이다.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버너와
물, 휴지
술과 궁합이 좋은 음식이다보니
여러 주류를 판매하고 있다.
나는 돼지 김치구이 2인분을 주문했다.
이런 메뉴는 보통 1인분만 주문하기는 어렵고,
1인분의 가격도 크게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라
2인분을 주문하는데 큰 고민은 없었다.
그리고 내 자리 맞은편에
여성분 두 분이 앉으셨는데
두 분이 드시고 있는 양을 보니
잘 먹는 남자라면 2인분 정도는
충분히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돼지 김치구이라면 간이 강한 편일텐데
거기에 새우젓을 더 주는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왠지 마요네즈 소스가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었다.
요즘은 쭈꾸미나 낙지볶음 집에서도
이런 소스를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마 였던 것 같다.
물론 나는 손대지 않았다.
아주 익숙한 비주얼이지만
아는 맛만큼 위력적인 것이 없다.
인터넷 후기를 찾아보니
후추맛이 너무 강하다는 평이 있었는데
내가 먹었을 때에도
후추 향이 나기는 했다.
김치에 기본적으로 마늘과
갖은 향신료가 들어가는데
이 김치와 볶은 고기에서
후추향이 난다는 것은
이 음식에 들어간 후추의 양이
상당하다는 뜻일 것 같다.
후추향이 거슬리지는 않았고,
기분좋게 느껴졌으나
나는 평소 후추향을 좋아하는 편이기에
강한 향을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진해 동전집을 방문하시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
이 컷에서도 후추 알갱이가
약간 보이는 것 같다.
나는 맛있게 먹었다.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콩나물국이 아주 맛있었다.
돼지 김치구이의 강한 맛을
씻어주면서도
부드러운 향으로 코를 씻어주는
그런 맛이었다.
많이 먹지 않으려고 마음먹고 갔으나
볶음밥을 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
적당한 돼지기름과
김치의 감칠맛, 밥알이 어우러져
지금 맛보지 않으면
후회할만한 볶음밥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테이블은 대여섯개 정도 된다.
가게가 그렇게 넓지는 않다.
어쩌면 이런 분위기가
돼지 김치구이라는 메뉴에
더 제격일지 모른다.
백년가게인지 모르고
진해 맛집을 찾다가 방문하게 된
진해 동전집.
백년가게 배너를 보고
아주 반가운 마음이 들었고,
동시에 여러 기대를 갖게 되었다.
음식의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다만 세상에서 처음 맛보는
그런 돼지와 그런 김치를 상상하는 분이라면
다소간 실망하실 수도 있겠다.
하지만 퇴근 후 이른 저녁
친구와 소주 한 잔 기울이며
즐거운 식사를 하고 싶은 분은
진해 동전집을 방문해 보시길 바란다.
그리고 술을 좋아하는 커플이라라면
이 가게를 추천할 수 있겠으나
평소 한식보다는 인스타 맛집,
노포보다는 호텔 식당을 선호하시는 분들이라면
다른 곳을 방문하시길 권해본다.